2012. 11. 26. 07:45ㆍ여행 이야기
지난 번 소무의도 낚시에서 우럭을 네 마리나 낚아 올리며 재미를 봤던 그녀가
은근히 다시 가보고 싶어하는 눈치를 보이길래 두 번째 찾아가게 된 소무의도~
하지만 이번엔 물때를 잘못 맞추고 말았다.
잠진도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하필이면 썰물이 완전히 밀려난 때여서 두 시간이 넘도록
배가 뜨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선착장엔 같은 이유로 배를 기다리게 된 사람들과 차량이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배를 기다리며 바지락칼국수로 아침을 대신하고 훤히 드러나 있는 갯벌을
돌아보기로 했다. 다행히 몸을 움츠리게 하던 추운 날씨는 햇살에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갯벌에서 굴을 따고 있는 사람들~
갯벌 깊숙한 곳에서도 사람이 보였다.
갯벌 너머 하늘에선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비행기들이 계속 내려앉고 있는 중이었다.
드디어 밀물로 바뀌고 선착장을 향해 바닷물이 밀려 들기 시작했다.
배를 기다리며 잠시 카메라 놀이에 빠진 그녀~
점프샷도 한 번 뛰어 주시고~~!!!
지난 번 우리를 무의도로 데려다 주었던 배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풍경처럼 떠 있었다.
드디어 배가 도착하고 무의도로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다시 만난 소무의도 인도교~
작년 6월 28일 개통되었다는 인도교는 길이가 414m나 된다고 한다.
인도교 위에서 내려다 본 떼무리선착장 전경~
소무의도를 떼무리, 또는 췌무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녀가 낚시를 하는 동안, 썰물이 되어야만 돌아 볼 수 있다는 소무의도
해안 트레킹을 해보기로 했다.
해안은 큰 돌과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걷기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소무의도 해변의 모습~
그리고 소무의도 명물중 하나인 장군바위를 만났다.
장군바위에는 옛날 해적들이 섬을 약탈하기 위해 염탐하다가 시커만 바위와
그 아래에 하얗게 앉아있는 갈매기떼를 장군과 병사로 착각하고 노략질을 포기해
섬을 구했다는 설화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해녀섬과 그 섬을 바라보며 서 있는 장군바위~
어찌보면 해녀섬을 사모하는 망부석같은 형상이다.
장군바위의 모습~
해안은 깍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오랜 세월 파도가 깍아낸 흔적일 것이다.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섬 하나~
썰물이 되어야만 모습을 드러내는 쌍여라는 이름의 바위라고 한다.
명사해변~ 박정희대통령이 가족과 지인들을 데리고 자주 휴가를 즐겼던 곳이라고 한다.
소무의도 사람들이 몽여라고 부르는 해변~
역시 썰물이 되어야만 드러나는 해변으로, 쌍여로 들어갈 수 있는 길목이란 뜻의
목여가 사람들의 입을 통해 몽여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몽여에서 바라본 동쪽마을 풍경~
현재 소무의도에는 약 9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주변의 풍경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섬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는 팔미도이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졸고 계시는 어느 할머니~
동쪽마을과 서쪽마을을 잇는 고개인 모예재를 넘으면서 바라본 바다풍경~
그리고 고양이 벽화가 그려져 있던 집 앞에서 다시 고양이를 만났다.
하지만 이번엔 한 마리가 아니었다. 서너 마리의 고양이가 벽화 앞에서 놀고 있었다.
벽화가 그려진 집에는 꼬부랑 할머니가 살고 계셨는데 아마 그 할머니가 키우시는
고양이들이 아닐까 싶었다.
고양이가 이런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식빵 굽는다'라고 표현한다고 했다.
햇살을 즐기며 꼼짝않고 앉아 있었다.
그 집 앞의 또 다른 고양이 두 마리~
벽화 속 고양이까지 합하면 모두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사진 속에 있는 셈이다.
카메라가 다가가도 뭐.. 별로 신경도 안 쓰는 녀석들~
<아저씨~ 고양이 첨 보슈??> 하고 째려 보는 듯하다.ㅎ
이 녀석은 여전히 식빵굽기~ 은근 모델놀이를 즐기는 듯도 하다.
넌 바다는 실컷 보면서 살겠구나... 좋겠다...
어떤 나랑 친한 여자분은 바닷가에서 낚시만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던데... 나원 참...ㅎ
녀석들은 갯바위를 놀이터 삼아 놀고 있었다.
설마 갯바위에서 낚시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이 녀석은 선착장이 있는 서쪽마을 횟집 앞에서 만난 녀석이다.
지난 번 들렀을 때도 만났던 녀석인데 그녀가 챙겨온 사료를 주었더니
그 이후로 줄곧 우리곁을 떠나지 않았던 녀석이다.
낚시를 하는 그녀 옆에서 같이 놀아달라고 칭얼대고 있는 중이다.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를 헷갈리게 하는 녀석이었다.
그녀에게 칭얼대다가 안 통하자, 이번엔 나에게로 와서 놀아달라고 보챈다.
몸을 뒹굴면서 애교도 부리고 아주 난리가 아니다.
나원 참... 번죽이 좋은 건지 아님 뻔뻔스러운 건지...ㅎㅎ
낯선 사람을 통 무서워 하지 않는다.
<이봐~ 키큰 아저씨~ 사진만 찍지 말고 놀아 달라니까~>
미안... 나 고양이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러더니 가만히 앉아서 햇빛을 즐기고 있다.
너도 식빵 굽냐??
< 아저씨 별로 마음에 안드니께 말 걸지 마슈~>
다시 그녀에게 가서 몸을 부비며 놀아 달라고 한다.
결국 못 이기고 다시 먹이를 주는 그녀~
<이봐~ 아저씨~ 고양이 밥 먹는거 첨 보슈?> 그래, 첨 본다...
< 거참, 이 아저씨 진짜 맘에 안드네.. 사진 그만 찍고 절루 안가?? 빨랑 가슈~>
<가까이 오기만 해봐... 확~~>
녀석은 그렇게 한참을 우리 곁에서 놀다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다음에 만날 때 까지 잘 지내라... 뻔뻔스런 고양이야~!
이제 소무의도를 떠나야 할 시간~ 오후 6시가 마지막 배라고 했다.
바다누리길에서 내려다 본 인도교~
소무의도를 보면 박양숙의 '어부의 노래'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푸른 물결 춤추고 갈매기 떼 넘나들던 곳. 내 고향 집 오막살이가 황혼 빛에 물들어 간다.
어머님은 된장 국 끓여 밥상 위에 올려 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 새워 기다리신다...>
소무의도에는 아직도 그런 향수와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잠진도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동안 하늘은 노을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썰물이었던 바다는 밀물로 바뀐 채 전혀 다른 풍경으로 변해 있었고
바닷물이 잠진도 선착장을 타고 넘을 듯 찰랑거리고 있었다.
버스 기사분이 알려주시길, 오늘처럼 바닷물이 많이 차오르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라며 좋은 구경거리 중 하나라고 했다.
암튼 오늘은 이래저래 구경거리가 많은 날이었나보다.
차창 너머로 빨간 석양이 바다를 향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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