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하는 대구 마비정벽화마을에서~!

2013. 7. 30. 08:35여행 이야기

 

 

마침 대구에 들를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우연히 알게 된

마비정벽화마을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벽화 마을에 비해 그림들이 특이하고 어쩐지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림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비정마을은 대구광역시에 속하지만 여전히 시골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창 공사중이라 비포장이나 다름없는 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좁은 시골길을 구불구불 올라간 곳에서 드디어 마비정마을을 만났습니다.

 

 

 

주말이었지만 다행히 사람들로 붐비지는 않더군요.

마비정마을은 여전히 시골 마을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산 아래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천천히 마을 길을 따라 오르는데 마을 입구부터 벽화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마비정마을임을 알리는 장승벽화~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얀목련이 그려진 벽화와, 담장 너머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두 꼬마를 그려놓은 벽화~ 그 재밌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마을 이정표입니다.

 

 

 

 

두 마리의 소를 그려놓은 벽화~

한때 개그프로그램에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어릴 적 우리집 소는 내가 거의 키우다시피 했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여물을 끓여놓고 학교를 갔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김없이

꼴을 지게 가득 베어 와야 했으니까요. 어찌보면 지긋지긋했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왼쪽이 그림이며 오른쪽이 실제 지게를 붙여 놓은 것입니다.

어릴 적 나 역시 지게꾼이었습니다.

겨울엔 나무를 하기 위해, 여름엔 꼴을 베기 위해 가을엔 추수를 하기 위해

무수히 지게를 지고 산과 들을 헤매고 다녔으니까요.

 

 

 

처마에 걸어놓은 메주를 그려놓은 그림입니다.

 

 

 

 

긴 담장을 따라 그려져 있는 춘.하.추.동 그림 중, 봄~

 

 

 

 

여름~ 수박 서리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네요.

 

 

 

 

가을~ 딱지치기 놀이를 하고 있네요.

 

 

 

 

겨울~ 겨울엔 역시 모닥불이 최고였지요.

 

 

 

 

그리고 그 담장 위의 또 다른 그림~

 

 

 

 

강아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도 있었습니다.

신발을 입에 물고 있는 녀석과 실례를 하고 있는 두 녀석의 모습입니다.

 

 

 

 

고무신에 실례를 하는 이런 버릇없는 강아지 같으니라구~~!!

 

 

 

 

도토리를 먹고 있는 다람쥐의 모습도 있네요.

 

 

 

 

골목이 끝나는 곳엔 전봇대에 이렇게 짧은 글이 적혀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채를 들고 있는 두 꼬마 녀석~

 

 

 

 

담장엔 시(詩)도 적혀 있더군요.

다음 생에도 나랑 살 생각있느냐는 남편의 물음에 시큰둥 대답했던 아내가

며칠 뒤 비슬산 산책을 다녀오면서 넌지시 남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내용이 담긴 시였습니다.

 

 

 

무당벌레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시 한 편~

땅과 소와 농부를,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을 뜻하는 삼합으로 비유한 시였습니다.

 

 

 

꿀벌의 모습이네요.

 

 

 

 

돌담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고향마을에선 오래 전 모두 벽돌담으로 바뀌어 버렸는데 이곳엔 이렇게

정겨운 모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사랑의 자물쇠도 있더군요.

아직은 그렇게 많은 자물쇠가 걸려 있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담장에 그려져 있는 옛 학교 교실의 난로 풍경~

그림 앞엔 예전 학교에서 쓰였던 책상과 걸상도 놓여 있더군요.

 

 

 

난로에 도시락을 데워 먹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힘센 아이의 도시락이 가장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또 슬쩍 남의 도시락까지

먹어 치웠던 당시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방송국에서도 이미 이곳을 다녀 간 듯 합니다.

 

 

 

 

어느 집 담장엔 이렇게 장독대 그림이 차지하고 있더군요.

 

 

 

 

소가 끌고 있는 것은 '서래'라고 불리던 농기구였습니다.

모내기를 하기 전 논을 고를 때 사용하던 농기구였지요.

 

 

 

명절 날 꼬까신을 얻어 신었나 봅니다.

 

 

 

 

한여름 원두막의 풍경입니다.

어릴적 수박과 참외는 8월의 한여름에만 볼 수 있었던 과일이었습니다.

 

 

 

고백의 창문인듯 합니다.

 

 

 

 

소중한 사람에겐 꼭 장미 한송이를~~!!

 

 

 

 

커다란 해바라기 그림~

 

 

 

 

어느 집 담장 너머로 나리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마비정 마을의 골목 풍경입니다.

 

 

 

 

옛 고향마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시 되돌아 본 골목 풍경~

 

 

 

 

<그대여, 흐린 날 주막 같은 인연이 있는가!> 참 멋진 제목이었습니다.

 

 

 

 

다듬이도 그려져 있더군요.

 

 

 

 

소 먹이러 가는 풍경이 아닐까 싶더군요.

여름 방학이면 동네 아이들은 늘 이렇게 산으로 들로 소를 먹이러 다녔었습니다.

 

 

 

낙엽이라는 제목의 시 한 편~

 

 

 

 

덩치가 큰 형의 목말을 타고 홍시를 따먹고 있는 모습입니다.

 

 

 

 

겨울 썰매놀이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새참을 들고 가는 엄마와 어린 아들의 모습인 듯 보였습니다.

농번기에는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이나 일군들을 위해 이렇게 늘 새참을 나르곤 했었습니다.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먹고 있는 재밌는 모습도 있었네요.

 

 

 

 

연날리기를 하고 있네요.

연날리기는 주로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는 늦겨울에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시누대로 연살을 만들고 창호지로 연을 직접 만들어 날렸던 기억이 있네요.

 

 

 

커다른 수박과 초승달이라는 제목의 시 한 편~

 

 

 

 

이 접시꽃은 벽화가 아닙니다.

담장 아래에 피어있는 진짜 꽃입니다.

 

이렇게 마비정마을을 돌아 봤습니다.

마비정마을의 벽화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감 어린 그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림의 방식도 독특하고 또 그림을 보면서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옛 고향 마을에 돌아와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다시 만난 듯한 착각에 젖게 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짙어가고 집집마다 홍시가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이면 더 정겨움이 느껴지는

마을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나는 길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